[퇴사 이후] #5. 남이 규정하는 나, 내가 규정하는 나
1
듣고 싶은 워크샵이나 강연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 이런 주제가 나와 어울릴까? 이 강연자의 삶은 이러하네.
좀 더 영감을 주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나도 이렇게 살아볼까? "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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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최근에는 '디자인 씽킹' 관련 워크샵에 다녀왔어요.
팀 단위로 수업이 진행되었고 옆 사람과 짝꿍이 되어야 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앞에 교육하시는 분이 "옆 사람의 얼굴을 그리고 취미, 하는 일을 물으면서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마련해보겠습니다." 라고 말하네요.
"디자인씽킹에서 제발 이런것 좀 안 했으면 좋겠는데... 해도해도 적응이 안돼...소오름"
옆 사람이 저에게 묻습니다.
"하는일이 무엇이세요?"
나는 답한다.
"아..작년 퇴사를 했고요..음 요즘에는 무엇을 하는게 좋을지 생각하고 있어요"
상대방의 대답은 이렇다.
"아, 무직이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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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 그렇구나. 나는 무직이구나. 순간적으로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
뭐 사실이니 기분이 나쁠것도 없었다.
사회에서는 대게 나를 "무직자"라고 정의하고 있구나. 다시 한번 생각하였다.
사회가 정의하는 나는
[ 무직자/백수/실업자/퇴사자/구직자/취준생/실업청년/잉여인간 ]
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직 구직은 안하므로 구직자는 아닌데...)
내가 정의하는 나는
"저는 사진을 찍고 함께 공감하는 것을 좋아해요."
"저는 그림을 그려요."
"저만의 길이 있다고 믿는 이상 추구형 인간입니다."
"내면세계를 탐색중입니다"
.
.
.
.
.
이렇게 말하면 이상해보이겠지?
이제 졸업을 앞둔 후배가 물었다.
"누나, 재취업 언제쯤 하실거에요? 요즘 뭐하세요?"
나 "으음 글쎄, 요즘은 블로그에 글을 쓰고 책도 읽어. 산책도 하고"
후배 "아...그렇구나..근데.. 지금 추워서 산책은 안돼요"
.
.
.
나에게 지금 이시간이 충분히 의미 있으니까,
남들이 나를 "무직자"라고 규정해도
괜찮다.
2017.11 Thailand-Chiangmai
Photo by. dandan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