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오늘의 일상기록

[퇴사 이후] #14. 나는 왜 다시 아르바이트를 선택하였는가?

느린비 2018. 3. 13. 20:47

아르바이트를 시작한지 어느덧 2주가 되었다. 

퇴사이후, 
나는 왜 흔히 세상이 말하는 "정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 정규잡"이 아닌 
아르바이트를 선택하였는가? 

먼저 
아르바이트에 대한 나의 과거 인식을 살펴보겠다. 

대학교에 들어가자 마자 알바생 생활은 시작되었고 
카페, 의류가게, 학원, 서점, 벽화, 단기행사, 길거리홍보 ...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두루 거치며
나름 아르바이트에 잔뼈가 굵었다.

그리고 취업을 할 무렵,
정기적으로 돈을 버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3번의 인턴, 1번의 정규잡을 거쳐
다시 아르바이트란 말이지. 

그러게(?) 
( 엄마는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말에, 
조금 놀라셨지만 "그래 너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안아프면 됐지, 라고 하셨다" ) 

이번 겨울을 쉬면서 보내고, 
봄이 되어 노동(=돈을 벌 수 있는 일)을 조금씩 해야겠다고 생각할 무렵,
나는 내가 피하고 싶은걸 우선 떠올려 보았다. 

업무적으로든
라이프 스타일의 관점에서든
관계에서든 
정서적으로든 


내가 하고싶지 않고 되고록 피하고 싶은것 말이다. 



[하고 싶지 않은 일 목록]

- 지옥철을 타고 싶지 않다. 
-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받고 싶지 않다. 
- 장기간 노동을 하고 싶지 않다. (6시 정각 퇴근)
- 밥을 불편하게 먹고 싶지 않다. 
- 복잡한 관계에 얽히고 싶지 않다. 
- 통근에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 

[조금이라도 하고싶은 일 목록]

- 내가 조금이라고 관심있고 관련된 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 

위와 같은 호불호 리스트를 고려한다면, 
일의 형태가 어느 회사에 직원으로 소속 된것이 아닌,
 
아르바이트직이 적합하다는 결론이다.


다행히
집근처 회사에서 아르바이트직을 구했으며
위의 조건에는 모두 부합하다. 




요즘은 노동와 일의 의미에
관련된 책을 읽으며

> 나는 앞으로 어떤 노동을 해야하는가?
> 나의 일 가치관은 어떤 방향으로 잡아야 하는가?

를 고민하고 있다.

"내리막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책에서는
  
일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경제적인간"
일을 하며 무엇인가 창조하고 생산하는 "만드는 인간"
일을 즐기는 "놀이하는 인간"
일의 관계에서 의미를 찾는 "상호적인 인간"
으로 분류하는 내용을 보았는데

나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또한, 
고정된 일자리는 안정성을 주지만 
앞으로 고정된 일자리가 사라져가는 사회에서

본인의 욕구를 파악하고 우선순위를 매겨 
"일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고 한다. 
물론 불안정하지만, 

이번 아르바이트를 기점으로 
일에 관련된 나의 욕구를 파악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잡을 것 같다. 

나의 욕구는 무엇인가? 
그 욕망이 진정으로 나의 것인가? 사회가 강요하는 욕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