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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속도란] KTX를 타고 광주를 떠나 서울로 오는길(아픈 몸을 이끌며)

느린비 2019. 5. 6. 22:22

5월 가정의 달, 고향 광주에서 짧은 2박을 마치고 

서둘러 송정역으로 떠났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 

버스를 타야할까? 기차를 타야할까? 고민을 하던 터,

 

울리는 귀와 물에 적신 솜뭉치처럼 아픈 몸을 

위해서는 고속열차(KTX)를 타는 게 나을거야, 

생각하며 

 

저녁에 여러번 KTX어플을 왔다갔다 남는 좌석표를 확인하고 

예매하였다. 

 

고속열차에 몸을 싣고 눈을 감았다. 

빠른 속도와 열차의 공기를 가르는 소음이 느껴졌다.

광주를 떠나, 정읍을 지나, 익산을 거쳐 광명역에 도착하였다. 

 

"아, 정말 빠르고 편하게 서울에 왔구나" 생각도 잠시

집에 도착하자 나아졌던 귀울림은 더 심해졌다. 

 

아 , 어째서지? 왜 귀 울림이 심해졌을까...또 다시 잠에 드는 순간 두려워졌다. 

광주에 버스타고 내려갔을 때는 별 이상없었는데,

 

다음날 한의원에 들려 또 다시 침을 맞았다. 

 

"고향에 다녀왔는데, 귀가 안좋아졌어요..."

"고향에서 쉬면 더 좋아져야 할텐데, 뭐 타고 다녀왔어요?"

"갈때는 고속버스, 올때는 KTX요"

"음, 고속열차도 비행기와 똑같아요. 압력차때문에 그랬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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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시간을 단축하는 KTX는 분명 좋을것이라고 생각하고 몸을 실은건데,

귀에 안좋은 영향을 미쳤다니, 

 

순간

우리가 우리 세상이 천천히 흘러가야하는 속도를 너무나 빠르게 빠르게

단축시키고 우리 몸을 힘들게 아프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체와 마음의 속도와는 반대로 

너무나 세상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고

그것에 자신의 속도를 맞추려는 힘겨움 때문인지

 

그사이에 우리는, 나는

조금씩 병들어가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는대로 자연스럽게 

흘려보내자. 성급해하지 말게나

 

집 근처를 어슬렁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