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나라에서 여행자로 그들의 일상에 스며든다는 것은 어쩜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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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를 여행하면서 남녀 어른 아이 구분할 것 없이 론지를 입고 얼굴에 노란 따나카 가루를 바른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특이한 매력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고 있었다.
사람 개개인이 돋보이는 미얀마,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찍을 때마다
나는 왠지 모를 죄책감에 시달렸다.
자신의 일상이 그저 낯선 여행자의 카메라에 담기는 게 얼마나 불편할까?
미얀마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래서 얼굴을 마주하고 찍지 못했다.
누군가의 얼굴이나 행동이 나의 카메라에 담기면
그들이 알아채기 전에 재빨리 셔터를 눌렀다. (차마 안 찍지는 못하고)
허겁지겁 사진을 찍기 마련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찍은 사진은 자연스럽기보다 누군가를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실제로도 훔쳐보면서 사진을 찍었으니 (;)
(건너편에서 통화를 하는 아저씨, 즐거워보이셨다!)
인레에 도착하고 나서
새벽에 물 안개가 피어오를 때쯤 풍경을 찍겠다고 아침 일찍 거리로 나섰다.
하얀 안갯속에서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다.
아줌마 아저씨들이 일터로 떠나고 아이들은 학교로 간다.
스님들은 시주를 받으러 줄을 지어 걸어가고 있다.
물안개 속에서 그들의 모습이 반가웠고 모든걸 담고 싶었다. 유독 학교가는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저 멀리 남자아이들이 보인다. 4명의 친구들은 나의 카메라를 보고
수줍으면서도 반갑게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나도 방긋 웃어주면서
‘밍글라바’ 외쳤다. :D
그 순간 아이들의 사진을 찍는 나는 마음이 편해졌다.
누군가를 재빨리 몰래 내 사진으로 남기기전에, 눈을 마주보고 인사하면 서로가 편해지는 구나.
카메라 너머로 소통하는 기분이었다.
배움을 얻었다.
그들의 일상속에 내가 스며든 느낌.
사진을 찍으면서도 먼저 소통하려고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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