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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에세이] 방콕에서 만난 선교사 부부가 생각나는 요즘,

느린비 2018. 1. 29. 14:41

1. 

생각이 흐리고 
머리가 아프고 갑자기 걱정만 많아지는 요즘이다. 

그럴 때마다 
머리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여행 마지막날 
방콕에서 만난 "선교사 부부"


2.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비행기를 타고 태국 방콕에 도착하였다. 

방콕 방문 두번 째, 
이미 한번 와본 방콕이라 모든 것이 익숙하다. 
수완나품 공항이 아니라 돈므앙 공항으로 IN 하였다는 것만 다르다. 

시내 숙소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타야한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덜렁거리는 발목을 애써 신경쓰지 않으려 차분히 걸어갔다. 


내가 타려는 버스가 출발하려는 것 같다. 
내 앞의 커플부부가 뛰어간다. 덩달아 나도 뛰어가서 버스안으로 안착. 

3. 

버스안에 올라타서 
이 버스가 모칫역으로 향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한다. 

현지인 아저씨는 연신 고개를 끄덕끄덕. 안심하라는 표정이다. 

좀 전에 내 앞에서 뛰어가던 커플이 나를 힐끗힐끗 쳐다본다. 

키가 큰 서양인 남성과 까만 피부를 가진 동양인 여성이다. 
"커플 여행이라도 왔나, 나는 혼자인데 좋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왜 계속 쳐다보는 거야, 하긴 내꼴이 좀 그지같긴 하다"

4.

"Hello, Where are you from?" 
으응? 왜 갑자기 말을 거는거야, 그 서양인 남자분이 말을 걸었다. 

"I'm from Korea, Seoul" 흠칫 놀라며...난 대답하였다. 

"아 안녕하세요. 제 아내가 한국사람이에요" 남자분이 반갑다는 표정으로 어색한 한국말을 한다.   

아내분이 말한다. 
"한국 사람 같아서요...혼자 배낭메고 여행하다니 대단해요! 태국 여행오신거에요?"

"아아,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지금 방콕으로 온거에요. 미얀마 여행을 마치구요"

"아 정말요? 저희도 만달레이에서 비행기 탔어요. 같은 비행기를 탔나봐요."
.
.
.
이렇게 버스안에서 조곤조곤 이야기를 나누었다. 

용기내어 내게 먼저 말을건 남편분이 대단해 보였다. 아마도 중국인?한국인?같아 보이는
내가 한국에서 왔기를 바라며 말을 건넨 것 같았다. (아내를 위한 마음인것 같기도 )

이 부부의 정체(?)는 
미얀마에서 선교사일을 하고 있는 부부라고 한다. 
아내가 한국을 떠나 중국에서 선교일을 하던 중, 남편을 만나 결혼하였고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온 상태. 
미얀마 비자가 만료되어
태국으로 잠시 오셨다고. 

미소가 따듯하고 행복해보이는 부부였다. 
버스에서 내려 손을 잡고 걸어가는 부부가 생각난다. 

5. 


나에게 건네준 선교활동 종이(?)
비록 종교는 믿지 않지만...
마음이 따뜻한 부부. 



나는 참 부부가 대단해보였다. 

아내는 배낭메고 겁없이 이곳 저곳 여행하는 내가 용감하다고 하였지만,
사실 난 잠시 현실도피하러 온 것이다. 그저 배낭을 메고 좀 멀리 왔을 뿐. 


자신의 인생 소명을 실천하기 위해 (그게 종교든 무엇이든)
먼곳에서 자신의 뜻을 펼치는 일을 하고 
안정적인 생활이 아니지만 함께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게 

그런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다는게 
대단하다.

 
6. 


잡생각이 많은 요즘
마음이 혼잡할 때, 

방콕에서 만난 이 부부를 생각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정리가 된다.